교회에서 선교를 말할 때 우리는 자주 “어디로 갈 것인가”를 먼저 생각합니다. 낯선 나라, 새로운 지역, 미전도 종족, 특별한 헌신 같은 단어들이 떠오릅니다. 물론 그런 부르심은 중요합니다. 그러나 Bill Mowry는 《The Ways of the Alongsider》 마지막 장, “The Way of Mission”에서 조금 다른 그림을 보여 줍니다. 선교는 먼 곳으로 떠나는 일만이 아니라, 하나님이 이미 나를 두신 자리에서 복음을 살아내는 것이라는 것입니다. 10장은 동반자의 길이 결국 선교적 삶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말합니다.
이 장에서 저자는 “insider”라는 단어를 사용합니다. 얼롱사이더, 곧 동반자가 사람 곁에 서는 사람이라면, insider는 어떤 공동체 안에서 이미 관계를 가지고 있는 사람입니다. 책은 insider를 “공통의 공간, 목적, 혹은 관심사를 공유하는 사람”으로 설명합니다. 쉽게 말해, 직장에서는 직장 동료들 가운데 insider가 되고, 가정에서는 가족 안의 insider가 되며, 동네와 학교와 모임과 취미 공간 안에서도 우리는 이미 누군가에게 insider입니다. 저자는 그리스도인은 모두 어딘가에서는 insider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하나님은 바로 그 자리들 속에 우리를 두셔서 복음을 흘려보내기를 원하신다고 설명합니다.
이 통찰은 선교의 그림을 아주 크게 바꿉니다. 많은 사람은 선교를 “특별한 사람들”의 특별한 사역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10장은 “당신은 이미 둘러싸여 있다”고 말하는 듯합니다. 우리가 오래 살아오며 맺어 온 가족 관계, 직장 관계, 이웃 관계, 사회적 관계는 단지 사적인 인맥이 아니라, 하나님 나라의 관점에서 보면 복음이 스며들 수 있는 관계망입니다. Bill Mowry는 Jim Petersen의 말을 인용해, 우리가 오랜 세월 가족과 공동체와 일터 속에서 맺어 온 모든 관계가 이제 하나님 나라 시민으로서 새로운 의미를 가질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즉 선교는 먼저 새로운 장소를 찾기보다, 지금 있는 자리를 새롭게 보는 데서 시작됩니다.
이 장은 예수님 자신이 바로 이런 insider 전략의 모델이셨다고 말합니다. 요한복음 1장 14절을 Eugene Peterson의 표현으로 풀면, 말씀은 육신이 되어 “동네로 이사 오셨다”고 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은 멀리서 명령만 하신 분이 아니라, 사람들 사이로 들어오셔서 그들과 함께 사시고, 일하시고, 먹고, 걸으셨습니다. 선교는 위에서 내려다보는 사역이 아니라, 사람들 가운데 들어가 함께 살아내는 삶이라는 것입니다. 예수님의 성육신은 동반자의 사역이 왜 관계적이고 삶 중심적이어야 하는지를 보여 줍니다.
그래서 10장은 신약의 여러 이야기를 통해 insider 사역이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보여 줍니다. 예수님은 거라사의 귀신 들렸던 사람을 고쳐 주신 뒤, 그를 억지로 데리고 다니지 않으셨습니다. 오히려 그가 자기 사람들에게 돌아가 하나님이 하신 일을 전하도록 보내셨습니다. 또 마태는 예수님을 따르자마자 자기 집에서 잔치를 열고, 자신이 속해 있던 세리와 죄인들의 네트워크 안으로 예수님을 초대합니다. 사마리아 여인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평범한 한 여인이었지만, 그녀가 자기 마을 사람들에게 예수님 이야기를 전하자 많은 사람이 영향을 받았습니다. 저자는 이 예들을 통해, 하나님은 종종 이미 그 공동체 안에 있는 사람들을 통해 복음의 문을 여신다고 설명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동반자의 사역이 단지 “좋은 관계”로 끝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책은 분명하게 말합니다. 제자 삼기는 목적 그 자체가 아니라, 하나님의 세상을 향한 마음과 연결되어 있다고 말입니다. 하나님은 세상을 사랑하시고, 그래서 그 마음을 알게 된 사람은 자연스럽게 선교적으로 살게 됩니다. 저자는 “모든 insider가 누군가의 곁에 있다면, insider가 충분히 많아질 때 우리는 결국 모두의 곁에 설 수 있다”고 말합니다. 복음은 거대한 조직 하나로 퍼지는 것이 아니라, 관계에서 관계로 이어지는 확장된 네트워크를 통해 자랍니다.
이 장은 바울의 사역을 통해 이 전략이 초대교회 안에서도 얼마나 중요했는지를 설명합니다. 바울은 이방인에게 보내심을 받았지만, 실제 사역을 보면 종종 먼저 회당으로 들어갔습니다. 표면적으로 보면 그는 이방인에게 가기보다 유대인 공간에서 시작한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책은 그 안에 중요한 선교 전략이 있었다고 말합니다. 바울은 회당에서 하나님을 경외하던 헬라인들과 로마인들을 만나게 되었고, 그들은 더 넓은 이방 사회 속으로 연결된 insiders였습니다. 바울은 그런 새 신자들을 통해 새로운 영적 전초기지들을 세웠고, 그들이 자기 가족과 친구와 주변 사람들에게 복음을 퍼뜨리도록 도왔습니다. 저자는 초대교회가 조직적 전도보다 침투하듯 퍼져 가는 관계망을 통해 자랐다고 설명합니다.
이 부분은 교회를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도 바꾸게 합니다. 초대교회는 거대한 건물보다 집과 가정과 관계망 속에서 자랐습니다. 책은 로마서와 골로새서를 언급하며, 초대 그리스도인들은 집에서 모였고, 그 집은 단지 물리적 공간만이 아니라 가족과 친척과 종들까지 포함한 사회적 네트워크의 중심이었다고 설명합니다. 로마 제국 안에서 공적 공간이 제한된 상황에서, 가정과 관계망은 복음이 머물고 퍼지는 가장 이상적인 장소였습니다. 그래서 10장은 교회의 성장을 “모이는 숫자”보다 “복음이 스며드는 관계망”으로 보게 만듭니다.
이 장에서 특히 감동적인 점은, 저자가 특정 직업이나 삶의 자리를 단순히 세속적인 일로 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책 속 사례에서 한 보석 세공사를 보며 저자는 “나는 그를 단지 보석 세공사로 보지 않는다. 나는 그를 신실한 insider로 본다”고 말합니다. 이것은 아주 중요한 시각 전환입니다. 하나님은 목회자나 선교사만 부르시는 것이 아니라, 교사로, 부모로, 직장인으로, 사업가로, 학생으로 살아가는 우리 모두를 각자의 자리에서 선교적 존재로 부르십니다. 문제는 우리가 그 자리를 그렇게 보느냐입니다. 같은 직장도 누군가에게는 단순한 생계 수단이지만, 하나님 나라의 눈으로 보면 복음이 스며들 수 있는 사명의 자리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10장은 결국 우리에게 “새로운 파송지”보다 새로운 시각을 줍니다. 나는 이미 어디에서 insider인가? 하나님은 왜 나를 바로 그 가족 안에, 그 직장 안에, 그 친구들 사이에 두셨는가? 내가 이미 가진 관계들은 단지 편한 인간관계인가, 아니면 하나님이 맡기신 선교의 통로인가? 이 질문은 매우 실제적입니다. 선교는 거창한 프로젝트보다 먼저, 나를 이미 아는 사람들 사이에서 진실하게 복음을 살아내는 데서 시작되기 때문입니다.
Bill Mowry는 책 전체를 마무리하며, 이런 선교적 삶이 결국 또 다른 동반자들을 세워 간다고 보여 줍니다. 동반자는 한 사람을 자기 곁에 붙들어 두는 사람이 아니라, 그 사람이 자기 삶의 자리에서도 다시 누군가의 곁에 서도록 돕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제자도와 선교는 분리되지 않습니다. 한 사람이 예수님을 닮아 가는 것은 결국 세상 속에서 복음의 통로가 되는 삶으로 이어져야 합니다. 책의 마지막 장이 “The Way of Mission”인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진짜 제자도는 결국 세상을 향해 열리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 장은 우리에게 아주 현실적인 도전을 남깁니다. 나는 선교를 너무 멀리 있는 일로만 생각하고 있지 않은가? 나는 이미 하나님이 두신 자리에서 insider로 살고 있는가? 내 가정과 일터와 이웃과 친구들 속에서, 나는 복음을 전하는 사람이 아니라 복음이 머무는 사람으로 살고 있는가? 그리고 나는 누군가가 자기 자리에서도 그런 삶을 살 수 있도록 돕고 있는가?
선교는 언제나 멀리 떠나는 것에서만 시작되지 않습니다. 종종 선교는 내 곁에 앉아 있는 사람을 새롭게 보는 데서 시작됩니다. 하나님은 이미 우리를 어디론가 보내 두셨습니다. 문제는 우리가 그 자리를 아직도 평범한 일상으로만 보느냐, 아니면 하나님 나라의 사명의 자리로 보느냐입니다. Bill Mowry의 10장은 우리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동반자의 삶은 결국 선교적 삶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그 선교는 이미 당신이 서 있는 자리에서 시작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