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육5분

사람은 프로그램으로보다 관계 안에서 더 잘 자랍니다

Bill Mowry의 《The Ways of the Alongsider》 5장 “The Way of Relationships”는 동반자의 제자도가 결국 진짜 관계 위에 세워져야 한다고 말합니다. 저자는 Chuck과의 경험을 통해, 유능한 훈련자 역할만으로는 사람을 세울 수 없고, 사랑과 투명성과 취약성이 있는 진정성 있는 우정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배웁니다. 이 장은 사랑이 작은 관심과 배려로 드러날 수 있고, 투명성은 내 연약함을 숨기지 않는 것이며, 취약성은 다른 사람을 내 필요의 자리로 초대하는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또 제자도는 교실보다 부엌 식탁, 산책길, 식사 자리, 취미 공간 같은 삶의 공통 장소들에서 더 깊이 일어나며, 예수님도 제자들과 그런 일상의 자리에서 관계를 세우셨다고 보여 줍니다. 결국 이 장의 핵심은 이것입니다. 좋은 동반자는 사람을 관리하는 사람이 아니라, 사랑과 진정성으로 그 사람의 삶 속에 들어가 함께 걷는 사람입니다.

사람은 프로그램으로보다 관계 안에서 더 잘 자랍니다

교회 안에서 제자도를 말할 때 우리는 쉽게 성경공부, 훈련 과정, 커리큘럼, 모임 운영 같은 것들을 먼저 떠올립니다. 물론 그런 것들도 필요합니다. 그러나 Bill Mowry는 《The Ways of the Alongsider》 5장에서 훨씬 더 본질적인 것을 이야기합니다. 사람은 프로그램 안에서만 자라는 것이 아니라, 아니 어쩌면 그보다 훨씬 더 깊게 관계 안에서 자란다는 것입니다. 이 장의 제목이 “The Way of Relationships”인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동반자는 사람을 관리하는 사람이 아니라, 사람의 삶 속으로 들어가 함께 걷는 사람입니다.

이 장은 저자 자신의 꽤 불편한 경험으로 시작합니다. Bill Mowry는 새로운 Navigator 사역자들을 멘토링하는 일을 즐겨 했지만, Chuck과의 대화에서 예상치 못한 지적을 받습니다. Chuck은 냅킨에 두 개의 원을 그리고, 자신은 Bill 쪽으로 관계적으로 다가가고 있는데 Bill은 오히려 멀어지고 있다고 말합니다. Bill은 그 순간 중요한 사실을 깨닫습니다. 자신은 관계를 쌓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유능한 훈련자” 역할에 머물러 있었던 것입니다. 관심과 사랑으로 그의 삶에 들어가기보다, 지도자의 위치에 숨어 버린 셈입니다. 그래서 저자는 동반자가 되려면 더 깊은 진정성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그 진정성은 사랑, 투명성, 취약성으로 나타난다고 설명합니다.

이 세 단어는 5장의 핵심입니다. 먼저 사랑은 상대를 사역 대상으로 보지 않고, 한 사람으로 귀하게 여기는 태도입니다. 사랑은 거창한 방식으로만 드러나지 않습니다. 생일을 기억해 주는 것, 짧은 문자로 격려하는 것, 만나서 반갑게 웃어 주는 것 같은 아주 작은 행동들 속에서도 나타납니다. 책은 이런 단순한 몸짓들조차 동반자의 사랑을 드러내는 실제적인 방법이라고 말합니다. 관계는 큰 말보다 작은 반복 속에서 깊어집니다.

다음은 투명성입니다. 투명성은 내 삶의 struggles, 두려움, 내면의 문제들을 안전한 우정 안에서 숨기지 않는 태도입니다. 책은 예수님도 제자들에게 자신의 시험과 고난의 자리를 숨기지 않으셨다고 설명합니다. “너희는 나의 시험 중에 항상 나와 함께한 자들”이라는 말씀처럼, 예수님은 제자들이 단지 사역 현장의 관객이 아니라 자기 삶의 실제적 시련을 함께 보는 사람들이 되도록 허락하셨습니다. 투명성은 내 이미지를 관리하는 대신, 나의 진짜 모습을 보여 주는 것입니다. 완벽해 보이는 사람은 감탄은 줄 수 있어도, 깊은 신뢰를 주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자기 연약함을 숨기지 않는 사람은 관계를 엽니다.

그다음은 취약성입니다. 책은 취약성이 투명성보다 한 걸음 더 나아간 것이라고 말합니다. 투명성이 “나는 이런 어려움이 있어”라고 드러내는 것이라면, 취약성은 “나를 도와 달라”고 요청하는 것입니다. 예수님이 겟세마네에서 베드로와 세베대의 두 아들을 데리고 가셔서 “내 마음이 심히 고민하여 죽게 되었으니 여기 머물러 나와 함께 깨어 있으라”고 말씀하신 장면이 바로 그런 예입니다. 취약성은 단지 내 상태를 털어놓는 데서 멈추지 않고, 다른 사람을 내 필요의 자리로 초대합니다. 동반자는 늘 강한 척하는 사람이 아니라, 도움을 받을 줄 아는 사람입니다.

이 장이 특별히 인상적인 이유는, 관계가 단지 개인적 친밀감의 문제가 아니라 제자도의 토양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기 때문입니다. 책은 “관계는 제자 삼기의 indispensable element”라고 말합니다. 즉 관계는 있으면 좋은 부가 요소가 아니라, 제자도를 가능하게 하는 필수 요소입니다. 성경공부가 아무리 좋아도 관계가 없으면 사람은 마음을 열지 않습니다. 질문이 아무리 좋아도 관계가 없으면 그것은 침범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적용과 권면도 관계가 있을 때에만 생명을 가집니다. 그래서 동반자는 먼저 프로그램을 준비하기보다, 사람의 삶 속으로 들어갈 권리를 얻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 권리는 사랑과 투명성과 취약성을 통해 얻어진다고 책은 말합니다.

Bill Mowry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우리가 다른 사람의 삶을 하나의 이야기로 읽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좋은 소설에는 주요 인물도 있고, 여러 줄거리도 있으며, 숨은 주제도 있습니다. 사람의 삶도 그렇습니다. 어떤 사람에게는 가족 이야기가 크게 작용하고, 어떤 사람에게는 실패의 기억이, 또 어떤 사람에게는 상처나 두려움이 현재를 끌고 갑니다. 동시에 모든 사람의 삶에는 하나님이 엮어 가시는 “God-theme”가 있습니다. 동반자는 다른 사람의 삶에 무례하게 끼어드는 사람이 아니라, 먼저 관계 안에서 그 삶을 읽을 수 있는 권리를 얻고, 그 안에서 하나님이 어떻게 일하고 계신지를 함께 발견하는 사람입니다.

이 장은 또 관계가 가장 잘 자라는 장소를 매우 현실적으로 설명합니다. 진정성은 대개 삶의 루틴과 공통된 장소들에서 경험된다고 책은 말합니다. 신명기 6장을 인용하며, 하나님의 진리는 집에 앉았을 때, 길을 갈 때, 누울 때, 일어날 때 반복적으로 나누어져야 한다고 설명합니다. 다시 말해 제자도는 특별한 행사보다 일상의 자리에서 더 깊어집니다. 부엌 식탁, 동네 산책길, 함께 하는 취미, 장보기, 운동, 차 안 대화 같은 평범한 공간이 사실은 관계의 진짜 현장입니다.

그래서 책은 예수님이 제자들과 함께하셨던 여러 장면들을 보여 줍니다. 예수님은 제자들과 함께 결혼식에도 가셨고, 식사도 하셨고, 공적 예배에도 참여하셨고, 친구 집도 방문하셨고, 아이들과도 함께하셨고, 유월절 식사도 나누셨습니다. 예수님의 사역은 대부분 종교 건물 안보다 삶의 현장에서 이루어졌습니다. 이 장이 말하는 “with Him” 원리는 바로 여기서 나옵니다. 제자들은 예수님에게 수업만 들은 것이 아니라, 예수님과 함께 있었고, 그분의 삶을 가까이에서 보며 배웠습니다. 동반자적 제자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함께 있는 시간이 있어야 하고, 함께 살아보는 경험이 있어야 합니다.

오늘 우리의 문제는 종종 너무 바쁘다는 데 있습니다. 그래서 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하면서도 실제로는 사람과 깊은 우정을 만들지 못합니다. 그러나 책은 오히려 바쁜 시대일수록 “일상에 끼어드는 관계”가 필요하다고 말하는 듯합니다. 따로 거창한 시간을 만들지 못하더라도, 함께 식사하고, 장을 보고, 취미를 나누고, 아이들 행사에 함께 가는 것만으로도 관계는 자랄 수 있습니다. 동반자는 사람을 교실로 불러내는 사람이 아니라, 그 사람의 바쁜 삶 속에 함께 들어가는 사람입니다.

결국 5장이 우리에게 주는 도전은 분명합니다. 제자도는 유능한 훈련자가 되는 것이 아니라, 진짜 친구가 되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하지만 여기서 말하는 친구는 막연히 좋은 사람이라는 뜻이 아닙니다. 사랑하고, 스스로를 열고, 필요를 감추지 않고, 일상의 자리를 함께하며, 다른 사람의 삶 속에서 하나님이 쓰시는 이야기를 읽어 가는 사람입니다. Bill Mowry가 말하는 동반자는 바로 그런 사람입니다. 그는 사람을 “성장시켜야 할 대상”으로 대하지 않고, 함께 예수님을 따라가야 할 형제자매로 대합니다.

그래서 이 장을 읽고 나면 자연스럽게 이런 질문이 남습니다. 나는 사람들을 진짜로 사랑하고 있는가, 아니면 훈련하고 있다고 생각하면서 실제로는 거리를 두고 있는가? 나는 투명한가, 아니면 늘 유능한 모습만 보여 주려 하는가? 나는 취약한가, 아니면 도움받지 않아도 되는 사람처럼 살아가고 있는가? 그리고 무엇보다, 나는 누구와 함께 삶의 평범한 자리를 나누고 있는가?

사람은 프로그램으로만 자라지 않습니다. 사람은 관계 안에서 자랍니다. 그리고 하나님은 바로 그런 관계를 통해 사람을 빚으십니다. 동반자의 길은 대단한 기술의 길이 아니라, 사랑으로 누군가의 삶 가까이 들어가는 길입니다.